어느 날 밤, 잠이 오질 않아 책을 읽고 있었는데 문득 집 안이 너무 조용해서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그게 처음으로 ‘내가 뭘 원하는지’를 생각하게 된 계기였던 것 같아. 이전까지는 그냥 관계를 맺는 걸 즐겼을 뿐, 어떤 방식으로든 ‘나’라는 존재가 드러나는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거든. 근데 그날은 왠지 모르게 침대에 누워서 빛조차 없는 창문만 바라보면서,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상황이 너무 허탈하게 느껴졌어.
그리고 그 순간,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한 번쯤 따져봤다. 나는 보통 사람들처럼 ‘사랑받는 것’에 익숙했지만, 그 사랑이 내 감정을 무시하고 나를 압박하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불편했어. 예를 들어, 연인에게 “너는 왜 이렇게 소극적인 거야?”라며 쏘아붙이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고,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자신감을 잃는 느낌이 들었어. 그런데 반대로, 내가 좀 더 강하게 말하거나 명령을 내릴 때면, 갑자기 가벼운 자유감 같은 게 올라오더라고. 그건 마치 억압된 에너지를 해소하는 것 같았어.
처음엔 그것이 단순히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했어. 내가 왜 그렇게 힘들어하는지, 어떻게든 해결하고 싶었으니까. 그래서 웹사이트에서 ‘성향 검사’ 같은 걸 찾아봤고, 여러 글들을 읽다가 어느 날, ‘스위치’라는 표현을 처음 본 거야. 그걸 읽고서야 뭔가 눈이 번쩍 났어. ‘나는 그냥 섭이 아니라, 도저히 못 참는 상황이 생기면 돔이 되고 싶은 사람일지도 몰라.’ 그런 말이 와닿았다는 건, 그 말이 내 속에서 오래전부터 자라왔던 무언가를 정확히 꼬집은 것 같았거든.
그 후로 나는 조금씩 변화를 시도하기 시작했어. 처음엔 아주 사소한 일부터. 예를 들어, 커피를 마실 때 내가 좋아하는 순서를 말하려고 했는데, 상대가 그걸 무시하거나 대충 넘어가면, 그냥 “내가 원하는 걸 말해도 되는 거잖아”라고 조용히 말해봤어. 그 말을 할 때 내 목소리가 살짝 떨렸지만, 뭔가 기분 좋았어. 그게 왜 좋은지 설명할 수는 없지만, 말을 하면 내가 있는 자리에 서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
그리고 그 이후로는,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좀 더 주의 깊게 들었어. 특히, 누군가가 긴장하거나 어색할 때 나는 왜 그 상황을 ‘내가 풀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는지. 그게 다 내 성향 때문이었구나 싶었어. 내가 무언가를 통제하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다른 사람이 편안함을 느끼도록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강했거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위치’라는 것이 내 삶의 일부가 되고 있었어.
오프라인에서는 아직 확실히 표현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이런 감정을 좀 더 진지하게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래서 지인의 소개로, 스터디 채팅방에서 오픈채팅을 조금씩 참여해봤는데, 거기서 정말 많은 걸 배웠어. 특히 서로의 경계선을 존중하는 방식이나, ‘무엇을 원하는지’를 말하는 법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한 사람과는 이제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는 중이야. 서로가 무엇을 희망하는지, 무엇을 피하고 싶은지 말하는 걸 즐기고 있어.
요즘은 이 모든 걸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어서, 최근에 네트워크상에서 알려준 앱 하나를 시작해봤어. 이름은 **SM톡**이야. 원래는 오픈채팅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이고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정보를 얻거나 파트너를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소개됐어. 전에는 그냥 흐르는 대화를 하는 걸 즐겼는데, 여기서는 내가 어떤 성향인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등을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더라고. 예를 들어, 내가 ‘명령을 내리는 입장’이 되면 어떤 감정이 들고, 상대가 그걸 받아들이는 방식이 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런 걸 체험하며 알아가는 느낌이야.
그런데 이 앱이 무척 편한 이유는, 일단 회원들의 성향이나 관심사가 충분히 공개되어 있어서, 내가 찾는 타입의 사람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야. 또, 매번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그 사람의 기분을 살피는 법을 익히고, 나도 그런 방식으로 대응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지. 이게 다 내가 ‘스위치’라는 성향을 발견한 후, 스스로를 더 잘 이해하려는 노력을 반영한 결과라서, 지금 이 경험 자체가 매우 의미 있다고 느껴져.
결국, 내가 스피드를 높여가며 나를 돌아보게 된 계기는 아주 평범한 밤의 잠 못 이루는 시간이었어. 아무것도 없이 고요한 공간에서 혼자 있는 것, 그것이 내 마음속에 묻혀있던 질문을 깨우기엔 충분했지. 지금은 여전히 완전히 확신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나는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가는 여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