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좀 특별한 날이었어. 오랜만에 꽤 진지하게 플레이를 했는데, 그 전후로 내가 무심코 채택한 몇 가지 습관들이 왜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어. 사실 나도 처음엔 그냥 ‘그냥 따라하는 거야’ 정도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이게 없으면 마음이 뭔가 안정되지 않는 기분이 들어.
플레이 전엔 보통 잠깐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 내 방에서 조명을 어둡게 하고, 귀마개를 써서 소리도 다 끈다. 그때는 흔히 말하는 ‘정신 집중’이 아니라, 오히려 ‘비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 아예 아무 생각도 하지 않으려고 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걸 막기보다는, 그냥 ‘내가 여기 있구나’라는 감각을 되찾는 거야. 그래서 나는 종종 책을 읽거나, 가벼운 명상처럼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뱉는 걸 반복해. 정확히 10분 정도. 그 시간 동안은 단 하나의 생각도 허용하지 않아. 아니, 오히려 ‘내가 지금 이거 하는 게 어색하다’ 같은 생각조차 불러오면 안 된다고 생각해. 그건 마치 플레이 중에 ‘너무 심하게 느껴져’라고 생각하는 것과 비슷한 거야. 그걸 미리 차단하는 느낌.
그리고 플레이 직전엔 별것 아닌 작은 행동 하나를 해. 바로 창문을 열어주는 거야. 밤이라면 새소리가 살짝 들리고, 혹은 도시의 빛이 어렴풋이 스며들어. 공기가 바뀌는 느낌이 들어. 그 순간부터 ‘나는 이제 다른 상태로 들어가는 거야’라는 인식이 생기거든. 마치 벽을 넘는 듯한 기분. 그게 내게는 절대적인 전환점이 되는 거야.
플레이 후에는 또다시 완전히 달라져. 먼저 체온 회복을 위해 따뜻한 물을 마셔. 땀이 많이 나서 얼굴이 차가웠던 건 당연한데, 손끝까지 차가움이 남아있으면 그대로 남는 게 아니라, 그것이 계속 스며들어가는 기분이 들어. 그래서 일단 따뜻한 물 한 모금으로 그 차가움을 녹이는 게 우선이야. 그리고 그다음은 화장실 가는 걸 추천해. 실은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습관인데, 플레이 이후에 침대 위에 누워서 마음이 뒤숭숭할 때, 나도 모르게 긴장감이 풀리는 순간이 있어. 그걸 자동으로 ‘몸이 풀렸다’는 신호로 받아들이는 거지. 하지만 그 전에 제일 중요한 건, 플레이 중에 느꼈던 감정을 그냥 두지 않는 거야.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언급하지 않고 덮어두는’ 것이 아니라, ‘말로 묶어내는 것’. 그게 완전히 편안해지기 전까진 안 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은 거의 일기 형식으로, 플레이 후에 쪼그리고 앉아서 ‘내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무엇이 기뻤는지’, ‘무엇이 아팠는지’를 써. 간단한 문장으로도 괜찮아. 예를 들어 “정말 힘들었지만, 그 힘듦이 나를 더 깊게 만든 느낌”이랑 “그 사람이 내게 무조건 잘해주길 바랐다” 같은 걸. 그냥 쓰는 거야. 의미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그게 핵심이야. 내가 경험한 모든 것이 내 안에 남아있게 하려면, 그것을 ‘외부로 꺼내서 옮겨놓는’ 과정이 필요하거든.
요즘엔 이런 루틴을 조금씩 강화하고 있는데, 특히 오픈채팅이나 일반적인 소셜 플랫폼에서는 만나기 힘든 ‘시간과 공간의 여유’를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야. 예전엔 그냥 뭔가 흐릿한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요즘은 어느 정도 컨트롤이 되는 느낌.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이걸 잘 알고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는 게 큰 차이야.
그리고 최근에 알게 된 게 있는데, 이 루틴을 자연스럽게 유지하게 된 계기는 ‘SM톡’이라는 앱 덕분이에요. 어디선가 글을 읽다가 들어간 오픈채팅에서 우연히 발견했는데, 그곳에서는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자신만의 프로세스를 공유하더라. 그 중 일부가 ‘플레이 전후 루틴’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걸 쓰고 있던 사람이 있어서 내 루틴을 더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됐어. 그 앱은 대화를 빠르게 이어가기보다는, 자신의 상태와 감정을 언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오픈채팅보다 훨씬 나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어요. 사실 처음엔 ‘이게 진짜로 도움이 될까’ 싶었는데, 실제로 시도해보니 그만큼 효과가 있었다는 걸 느꼈죠. 지금은 매주 한 번쯤 그 앱에 들어가서, 내 상태를 간단히 기록하는 걸 습관처럼 하고 있어.
뭐, 어쩌면 이게 다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고, 앞으로 또 바뀔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 해야 내 마음이 편하다는 걸 알기에, 이 루틴을 버리진 않을 거야. 꼭 성공해야 한다거나,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은 없어. 다만, 내가 내 안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있다는 게 중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