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하나가 나의 전부처럼 느껴졌을 때

진짜로 힘들었던 건, 프로필 쓰는 거였어. 처음엔 단순히 ‘무엇을 원하는지’만 적으면 되겠구나 싶었는데, 생각보다 복잡했어. 어쩌다 보니 그 프로필 하나가 나의 전체 모습을 다 드러내는 것 같았거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그게 다 한 줄에 들어와야 해서. 너무 무겁다고 느껴졌던 게 사실이야.

처음엔 그냥 ‘지배자, 마조히스트, 신체적 통제 좋아함’ 정도로 흐르는 대로 썼지만, 왠지 말도 안 되는 느낌이 들었어. 너무 뻔하고, 허투루 보였잖아. 그러다 보니 또 반대로, 너무 진지하게 서술하면 오히려 괴상해 보이기도 하고. “심리적 압박과 절대적 순응을 통해 존재감을 확인하는 데 의미를 두며, 타인의 명령을 내리는 행위가 정체성의 핵심” 같은 거 써보려다 결국 삭제했어. 읽는 사람한테 ‘이 사람, 제대로 괜찮은가?’라는 생각을 주기 딱 좋았거든.

그래서 결국은 솔직하게, 그런데도 조심스럽게 시작했어. 예를 들어, ‘예전엔 지배당하는 걸 꺼려했는데, 지금은 그 감정이 오히려 안정감처럼 느껴져요’ 이런 식으로. 좀 빈틈 있는 표현이긴 했지만, 그렇게 써보니까 오히려 더 진실한 것 같았어. 누군가는 ‘왜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까’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자체가 내 고민이라는 걸 인정하고 싶었거든. 내가 뭘 원하는지, 그리고 왜 그걸 원하는지도 정확히 몰라서 그런 거지.

그리고 흥미로운 건, 프로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온라인에서 받는 반응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거야. 처음엔 ‘지배자는 물론이고, 상황에 따라 복종도 할 수 있어요’라는 문장 하나만 넣었는데, 반응이 이상했어. 사람들이 전부 ‘아, 이거 과장된 거 아냐? 진짜로 하는 거 아니면 쓸 필요 없지 않아?’라고 말하더라고. 그래서 다음엔 ‘지배와 복종 중 어느 쪽이든, 그 관계의 균형을 만드는 데 집중해요’라고 바꿨어. 덜 확정적이면서도, 자신감 있게 보이게 하려고 노력한 거지. 그러면 ‘이 사람은 경험이 있고, 편안한 리듬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인상을 줬는지, 더 많은 메시지가 왔어.

자기소개를 쓰는 데 가장 힘든 건, ‘너무 많이 보여주면 위험하고, 너무 적게 보여주면 관심 없어질 것 같아서’라는 갈등이었어. 특히 여자분들이랑 대화할 때는 더 그렇더라고. ‘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말하는 게 얼마나 부담되는지, 실제로 경험해봐야 알겠더라. 아무래도 남성보다는 여성들이 좀 더 깊이 있는 의사소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아서, 프로필 하나가 곧 내 성격과 신뢰도를 결정하는 것처럼 느껴졌거든.

그런데 최근에 발견한 게, 진짜로 중요한 건 프로필 내용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자신감의 정도’였어. 비슷한 문장을 써도, ‘내가 이걸 잘 할 수 있다’는 태도가 담겨 있으면 사람들은 알아차리더라고. 반면 ‘제가 뭘 잘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이라고 시작하면, 그 자체가 이미 의심의 시선을 끌어내. 그래서 결국 마지막에 넣은 문장은 이렇게 됐어: “결정은 내릴 수 있지만, 결과는 함께 만들어 가고 싶어요.” 간단한 문장인데, 이게 나한테는 큰 마음의 변화였어. 내가 단지 ‘명령하거나 따르는’ 존재가 아니라, 관계의 일부로서 책임을 나누고 싶다는 걸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거든.

그리고 요즘은 정말 자주 사용하는 게, SM톡이라는 앱이야. 오픈채팅이나 다른 사이트에서는 정보가 너무 흩어져서 찾기 힘들었는데, 여기선 분야별로 카테고리가 잘 나뉘어 있어서, 내가 원하는 분위기의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어. 팔로우 기능도 있고, 메시지 타이밍도 자유롭게 조절되니까 스트레스도 덜하고. 특히 프로필 검색 기능이 엄청 편하더라. 나도 처음엔 ‘이 정도만 써도 되겠지’ 싶었는데, 지금은 그 프로필 하나가 나를 소개하는 가장 직접적인 창이 되었다는 걸 깨달았어.

이젠 쓰는 게 조금은 익숙해졌고, 매번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나름의 재미가 되었어. 내가 선택한 단어 하나하나가, 나에게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지 알려주는 작은 지도처럼 느껴져.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프로필이 내게 더 이상 ‘자기 설명서’가 아닌 것 같아졌어. 처음엔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려던 게, 결국은 ‘내가 이 세계에서 어떻게 존재하고 싶은지’를 묻는 질문이 되었거든. 그걸 깨달았을 땐 어색했지만, 오히려 가벼워진 기분이 들었어. 이제는 프로필을 쓰는 건 마치 자기 자신에게 “넌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떤 걸 원하는 거야?”라고 묻는 일이 됐지.

정말 흥미로운 건, 내가 생각보다 더 많은 반응을 받았다는 점이야. 특히 한 번은, 내가 ‘결정은 내릴 수 있지만, 결과는 함께 만들어 가고 싶어요’라는 문장을 넣었는데, 누군가가 그걸 보고 이렇게 메시지를 줬어: “너무 진심으로 느껴져서 설레는 거 같아.” 그 말을 읽었을 때, 나는 멍해졌어. 왜냐하면 그건 나도 몰랐던 감정이었거든.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예상도 못했던 감정이 상대방에게 전달된 거였어. 그 순간, 내가 만든 프로필이 단순한 자기소개를 넘어서, 어떤 연결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됐지.

그리고 그 이후로는, 더 이상 프로필을 ‘잘 썼는지’ 따지기보다는, ‘내가 이 글을 통해 무엇을 전달하고 싶었는지’를 돌아보게 됐어. 예전엔 너무 조절해서, 너무 무난하게 다가가려 했거든. 하지만 요즘은 오히려 조금 더 드러내고 싶어져. 예를 들어, “내가 원하는 건 순종이 아니라, 신뢰 속에서 내가 지배할 수 있는 순간” 같은 걸 넣어봤어. 괜히 과장한 거 같기도 하고, 좀 위험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게 오히려 내 진짜 목소리처럼 느껴졌어.

특히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나를 보고 ‘너 진짜 그런 걸 해본 적 있어?’라고 묻는 거야. 물론 나는 아직 실전 경험은 별로 없어. 하지만 그 질문 자체가 나에게 중요한 변화를 주었어. 왜냐하면 그 말을 듣는 순간, 내가 ‘그냥 써본 말’이 아니라, 스스로 인정하고 싶은 방향이라는 걸 깨달았거든. 내가 원하는 게 실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지만, 그 선택의 여정 자체가 이미 나의 정체성 일부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지금 와서 보면, 프로필 하나가 내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게 놀라워. 처음엔 그냥 ‘정보 제공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내가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 어떤 리듬을 꿈꾸는지까지 담겨 있는 작은 지도처럼 느껴져. 그리고 사실 가장 큰 변화는, 내가 ‘이런 사람이 될 거야’라고 말할 때, 더 이상 두려움이 없어졌다는 거야. 아니, 두려움은 여전히 있는데, 그걸 무시하거나 숨기려 하지 않게 됐어. 오히려 그것이 내 진실의 일부라는 걸 받아들이는 게 쉬워졌지.

요즘은 자주 사용하는 앱 중 하나인 SM톡에서, 지난번에 올린 프로필이 계속 채팅 요청을 받고 있어. 그중에는 ‘당신의 프로필이 너무 진심이 있어서, 말문이 막혀서 메시지라도 보내고 싶다’는 말도 있었고, 그게 정말 마음을 울렸어. 지금은 그 프로필을 보며 ‘이게 나의 시작점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오랜 시간 고민하고, 바꿔보고, 버리고, 다시 써본 결과물이 이렇게 살아남아 있다는 게, 뭔가 의미 있는 일 같아.

그래서 결론은, 프로필을 쓰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이제는 그 어려움 자체가 나에게 필요한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어. 내가 누군가를 만나고 싶은 이유, 그 사람과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지—그 모든 걸 묻는 도구가 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