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루즈함에서 시작된, 나만의 설렘 발견기

어제 밤, 잠이 안 와서 뒹굴뒹굴하던 중에 갑자기 생긴 생각이었는데, 이게 진짜 일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니… 뭐라 설명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그냥 털어놓을게.

나는 평소에 다들 말하는 ‘오래된 루즈한 관계’를 지향해. 뭔가 긴장감 있고 쟁쟁한 플레이보다는, 조용히, 천천히, 서로의 리듬을 읽는 그런 거. 그래서 사실 처음엔 ‘너랑 뭘 하냐’는 말 하나로도 충분히 설레는 타입이야. 근데 최근에 그 설렘을 좀 더 확실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됐거든. 바로 ‘SM톡’이라는 앱이야.

처음엔 오픈채팅 보다가 좀 헤매더라고. 복잡한 메시지 주고받는 거 너무 지루하고, 뭔가 대화가 흐름 없이 떨어지는 느낌. 나도 아까운 시간인데 굳이 상대방의 성향을 짐작해서 헛디딜 필요 없잖아. 그러다 친구가 “요즘 거기서 만난 사람과 매주 한 번씩 플레이 하는데, 전부 다 예약식으로 진행돼서 괜찮아”라며 추천해주더라고. 그 말만 들었을 때는 그냥 ‘이런 거 있네’ 정도였는데, 가보니까 진짜 다른 세상이었어.

내가 막 가입했을 때는 프로필 하나도 안 썼었는데, 어쩌다 마침 한 달 전쯤 같은 장르의 경험을 공유한 사람이 있어서 ‘니고’를 건넸어. ‘플레이 전 협의’라는 게 단순히 ‘무슨 걸 할지’ 묻는 거 아니라, 그 사람이 얼마나 내 감정 상태를 읽고 싶어하는지, 어떤 분위기를 원하는지까지 다 묻는 거야. 그래서 나는 이렇게 적었어:

> “나는 조용한 방에서 편안한 기분을 먼저 느끼고 싶은 편이야. 만약 당신이 무거운 명령보다는 살짝 놀림 섞인 말투로 시작하는 걸 선호한다면, 그건 나에게 최고의 흥미야. 다만 무조건적인 순응보다는, 제가 느끼는 감정을 나누는 게 중요해. 비록 정신적으로는 따라와도, 신체적으로는 조금 느리게 반응할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내가 어디까지 기대고 싶은지,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순간에 ‘이건 너무 무거워’라고 말해야 할지까지 다 써놨어. 그게 다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존중하는 표현이기도 하고. 내가 정말 뭘 원하는지, 또 원하지 않는지를 분명히 해야 다음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 같았거든.

그 사람이 바로 답장을 줬는데, 이건 진짜 기억에 남아.
> “좋아요. 너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릴게. 그 사이 내가 네가 자주 쓰는 언어로 말을 걸면, 네가 어느 정도 리듬을 맞출 수 있는지 보여줄 거야. 난 빠르게 몰아가기보다는, 네가 ‘나는 여기 있어’라고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걸 우선시해.”

그걸 읽고 나서 진짜 마음이 따뜻해졌어. 그 사람이 내 말을 단순히 ‘읽고’, ‘처리’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맞춰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졌거든. 내가 쓴 문장 중에 ‘조용한 방’이라는 표현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조용함’을 어떻게 만들어낼지까지 제안했어. 예를 들어, 라이트를 어둡게 하고, 작은 노이즈를 배경음으로 틀어두는 것. 그게 왜 중요한지, 나한테 어떤 영향을 줄지까지 설명하면서 말이야.

그렇게 니고를 마친 후, 실제로 플레이를 시작했을 때의 느낌은 말로 다 못 해. 그 사람이 내 말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나를 움직이게 만드는 걸 너무 자연스럽게 해냈어. 특히 그때 나는 ‘예’라고 말하기 전에 잠깐 멈췄는데, 그 사람이 ‘괜찮아, 네가 준비됐을 때 알려줘’라고 말했어. 그 순간, 진짜 ‘이 사람이 나를 본다’는 느낌이 왔어. 내가 무언가를 숨기거나, 덜 표현하려는 행동을 해도, 그건 다 통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결국 이 모든 게 ‘SM톡’이라는 앱을 통해 가능했던 거야. 오픈채팅처럼 막연한 연결이 아니라, 각자 성향과 감정의 경계를 미리 나누는 공간이 있어서, 훨씬 더 깊은 교감이 가능했어. 게다가 채팅 자체가 시각적으로도 깔끔하고, 메시지 기록도 오래 보관되니까, 그전에 했던 니고 내용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어. 예전엔 무심코 넘어갔던 작은 말들도, 지금은 다 소중한 증거가 되고 있거든.

지금은 여전히 ‘이건 과연 나에게 맞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지만, 이번에는 그 의문을 ‘모르겠어’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 ‘이번엔 어떻게 해볼까’라고 묻는 방식으로 바뀌었어. 그게 아마도, 누군가와의 니고가 내게 준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