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말 한 마디로 바뀐 우리 사이, 이제는 다 같이 풀어가기로 했어

어제는 좀 피곤한 하루였어.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어색한 분위기가 났거든. 마치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이미 서로의 기분이 안 맞아서 그런 것 같았어. 내가 약간 더 무심하게 행동했는지, 아니면 그게 내 기분 탓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방 안은 조용하고, 심지어는 내가 책 읽고 있는데도 그저 그림자처럼 옆에 있는 게 괴로웠어.

우리 사이엔 별 일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갑자기 말이 안 통하는 느낌이 들었어. 예전엔 이런 상황이 있으면 그냥 지나가거나,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는 게 일반적이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른 감정이 있었어. 그냥 ‘대화’라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밤 9시쯤 창문을 열고 차 한 잔을 마시며 다가갔어.

“이거, 요즘 좀 이상한 거 같아. 네가 나한테 뭔가 짜증이 나는 것 같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겁이 났어. 사실 나는 말할 때마다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거든. 그래서 막상 말할 땐 진짜 부끄럽고, 헛소리라도 하려는 식으로 했어. 그런데 그건 오히려 잘 안 됐어. 그 친구는 “아니, 너도 나한테 짜증 나는 거 같아”라고 대답했고,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어.

그 순간, 난 다시 이 상황을 ‘싸움’으로 보는 게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로 바꾸려고 노력했어. 오랜만에 본디지를 해보는 중이었는데, 그때 느꼈던 것처럼, ‘이번엔 절대 강요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생겼어. 그래서 조용히 말했어.
“혹시 내가 뭘 잘못한 건 아니야? 아니면 내가 뭘 안 해줘서 그런 거야? 그냥 말해줘. 내가 듣고 싶어.”

그러니까, 그 말 이후로는 거의 40분 동안 계속 대화했어. 처음엔 둘 다 서먹해서 ‘너희는 항상 그렇게 말이 안 통하잖아’ 같은 말이 나왔고, 그걸 끌어당기는 쪽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그리고 결국은, 그 친구가 말했어.
“내가 최근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너한테 반응이 딱딱한 거 같아. 너는 나한테 관심 있는 척만 하는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어색해졌어.”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내가 뭘 잘못했는지 알았어. 나는 몰래 ‘내가 충분히 관심 있어’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친구가 어떤 말을 하고 싶어 하는지 제대로 듣지 않았던 거야. 그냥 ‘좋아해’, ‘응, 그래’라며 회피하는 경향이 있었어. 그 친구는 그걸 ‘무관심’으로 느꼈다고.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써온 모든 경험에서 배운 걸 하나씩 적용했어. 우선, ‘그렇게 느끼는 게 이해돼’라고 말했고, 그 다음엔 내가 왜 그랬는지 솔직하게 털어놨어. “나도 너한테 더 관심 갖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면서도, 걱정 때문에 말을 덜 했어. 두려웠어. 네가 또 실망하면 어쩌지 싶어서.”

그러자 그 친구는 미소를 지으며 “난 너한테 실망하진 않아. 오히려 네가 이렇게 말해주는 게 더 힘이 되는 거야”라고 말했어. 그 말을 듣고, 내 가슴이 확 뚫리는 기분이 들었어. 왠지 벽이 무너지는 느낌이었거든.

그날 밤은 끝나긴 했지만, 이제는 달라졌어. 다음 날 아침에 그 친구가 ‘오늘 뭐 먹을까?’라고 물어봤을 때, 나는 그냥 ‘그냥 같이 뭐 먹자’라고 답하기 전에, “네가 뭐가 좋을까?”라고 물어봤어. 작은 변화지만, 그게 엄청 큰 의미가 있어.

그런데 사실, 이런 대화를 하기 전에는 별도의 준비도 없었고, 별도의 계획도 없었어. 다만, 오랜만에 내가 ‘이 관계를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결심을 한 게 핵심이었어. 평소엔 ‘괜찮아’라며 넘어가던 부분을, 이번엔 ‘이건 괜찮지 않아’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거야.

그리고 지난주에 누군가 추천해준 앱도 도움이 됐어. 자주 모르는 사람들과 채팅하는 건 싫었는데, 오픈채팅보다는 분위기가 더 진지하고, 사람들이 진짜로 대화를 나누려는 사람이 많더라고. 그래서 우연히 그 안에서 만나게 된 사람의 글을 읽다가, ‘상대에게 진실을 말하는 게 가장 위험한 것이 아니라, 진실을 숨기는 게 더 위험하다’는 말이 눈에 들어왔어. 그 말을 읽고 나서, 바로 그 자리에서 ‘내가 그 친구에게 말해야겠다’고 결심했어.

결국 그 말을 했고, 그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좋은 거였어. 그 친구와의 거리가 멀어진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가까워졌다고 느껴져. 그래서 어제, 우리 사이에 새로운 규칙 하나를 만들었어. 매주 금요일 밤 8시, 스마트폰을 꺼두고 그냥 앉아서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15분 동안 솔직히 말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어.

지금은 그걸 위해 커피도 준비해놨고, 아이스티도 두 병 냉장고에 넣어놨어. 아마 그 시간엔 또 무슨 말이 나오겠지만, 이제는 그게 두렵지 않아. 오히려 기다려질 정도야.

아, 그리고 말인데, 요즘 쓰고 있는 채팅 앱인 'SM톡'에서 이런 대화를 시작한 것도 사실이야. 오픈채팅은 너무 산만해서 진짜 말을 나누기 힘들었는데, 이쪽은 사람들이 본격적인 대화를 원하는 분위기라서 정보도 많고, 진심을 담은 이야기도 많이 읽을 수 있었어. 그중 하나가 바로 나한테 ‘설명 없는 무관심’이 얼마나 상처가 되는지 알려줬던 거지. 그래서 이 관계를 바꾸려는 결정을 내렸던 게, 사실은 그 앱에서 얻은 영감이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