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원했던 건, 그 작은 순간이었다

처음엔 정말 막막했어. 내가 워낙 조용하고, 말이 딱히 없는 성격이라서 그런지, 아무리 둘러봐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감이 안 왔거든. 온라인에서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건 처음이었고, 다들 꽤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되는 거야?’ 싶은 생각에 메모장에 여러 번 대화 예시를 써봤는데, 다 어색하고 뻔한 문장뿐이었어. 자기가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하는 게 아니라, 너무 억지로 뭔가를 표현하려다 보니 오히려 내 진심이 묻혀버렸던 거지.

그때는 단순히 ‘플’이란 게 어떤 것인지조차 잘 몰랐어. 뭐가 재미있고, 어디까지 해도 되는 건지, 누구랑 어떻게 연결되는지도 몰라서 그냥 오래도록 읽기만 했지. 주로 후기나 로망글들을 스크롤하다 보면, 그 안에 있는 감정이나 상황이 너무 생생해서 가슴이 쓰려오는 때도 있었어. 누군가는 갑자기 한대 맞는 순간의 놀람과 함께 허락된 기쁨을 느꼈고, 또 다른 사람은 손목을 묶여서 머릿속이 하얘지는 느낌을 말했잖아. 나는 그걸 읽으면서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내가 그걸 표현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이 밀려왔어.

오히려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을 원하는지’였어. 뭘 좋아하는지, 어떤 감정을 품고 싶은지, 아예 모른 채로 살아온 내가 그걸 정의해내야 한다는 게 너무 무겁더라고. 그래서 결국은 그냥 침묵을 선택했지. 며칠 동안 글 하나 안 썼어. 대신 그 사이에 내가 진짜 원했던 것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작은 순간들을 떠올려봤어. 예전에 엉덩이를 쳐주는 사람이 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얼마나 달콤했는지, 그 사람의 손길이 끝난 뒤에도 피부에 남아 있던 따뜻함 같은 걸 떠올렸어. 아니, 오히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순간 내가 ‘보여주고 싶었다’는 사실이었어. 자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그게 곧 내 욕구였다는 걸 알게 된 건 그 이후였지.

그리고 어느 날, 오픈채팅 같은 곳에서 지나가다가 잠깐 들어간 한 커뮤니티의 플 후기 글을 읽었어. 그 글의 말투가 너무 내 마음에 와닿았어. 자극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감정의 흐름이 정말 자연스럽고, 숨겨진 공감이 묻어났어. “오늘은 약간 더 긴장돼서 걷는 것도 힘들었어. 그런데 너한테서 받은 두드림 하나가, 그 모든 걸 녹여줬어.” 그런 말이 그냥 쓰여져 있어서, 참 소소한 것 같지만, 그게 내 마음을 살짝 스쳤어. 그 순간, 나도 언젠가는 이런 식으로 말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지금은 좀 다르지. 여전히 늘 조심스럽긴 하지만, 내가 원하는 걸 말하는 게 점점 쉬워졌어. 뭔가 잘못됐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건 나를 더 잘 이해하게 해주는 거니까. 그리고 요즘은 조금씩 본격적으로 써보고 있어. 지난번에는 간단한 플 구상부터 시작했는데, 뭔가 이어지는 느낌이 들더라. 단순히 ‘맞고 싶다’는 말이 아니라, “괜히 엉덩이가 뜨거워지고 싶어”라는 식으로, 내가 어떤 상태일 때 어떤 감각을 원하는지 조금 더 세밀하게 표현하게 됐어.

요즘은 그저 텍스트로만 느끼는 게 아니라, 실제 경험처럼 그 순간을 마치 준비하고 있는 것처럼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워졌어. 나 혼자서라도 그 감정을 따라가보는 연습을 하면, 현실에서도 더 자연스럽게 그걸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어.

마지막으로 한 가지, 최근에 본인이 직접 써본 게 있는데, 그건 ‘SM톡’이라는 앱이야. 오픈채팅보다 정보가 더 깊고, 사람들의 말투도 더 진솔한 느낌이 들어서 맘에 들었어. 특히 태그를 활용해서 원하는 분위기나 플 종류를 찾아볼 수 있는 게 좋았고, 비슷한 감정을 품은 사람들과의 대화가 훨씬 매끄럽게 흘렀어. 아무리 좋은 글을 써도, 그걸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으니까, 그 앱 덕분에 좀 더 속 시원하게 말을 꺼낼 수 있게 된 것 같아.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내게 온 메시지가 있었다. 단순한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요즘은 좀 더 자유롭게 말하는 걸 익히고 계신가요?”라는 질문이었어. 그 말을 보자마자 심장이 쿡 뛰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고, 내가 얼마나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는지를 눈여겨봤다는 걸 알 수 있었거든. 그때는 그냥 ‘조용하게 지켜보는 사람’이었던 내가, 어떤 의미로든 존재감을 드러낸 것 같아서, 기분이 이상했다. 아니, 오히려 더 이상한 건, 그 감정이 ‘설레임’이 아니라 ‘속상함’이었단 거야.

왜냐하면 그 순간, 나는 다시금 자기 자신을 다잡아야 했거든. 내가 원했던 건 오직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이 나를 보며 이렇게 말하는 순간, 그저 ‘좋아요’라고 대답하는 게 아니라, “제가 아직도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있어요”라고 솔직히 말해야 하는 상황이 된 거야. 그건 괜찮은 일이었지만, 동시에 내 안에 있던 무언가를 조금씩 벗겨내야 한다는 불편함이 생겼어. 진짜로 말하고 싶은 게 있는 건데, 그걸 완전히 털어놓으려면 너무 무거운 마음이 필요하니까.

그 이후로 나는 자주 같은 문장을 반복해서 고치곤 했어. “맞고 싶어요”라던가 “너랑 같이 있고 싶어요” 같은 표현들. 처음엔 어색했고, 너무 직설적이어서 부담스러웠지만, 결국에는 그것조차도 진실이라는 걸 알게 됐어. 내가 원하는 게 바로 그런 직접적인 감정이었단 걸, 그 자체로도 충분히 강한 표현이란 걸 깨달았거든. 그래서 요즘은 더 이상 정제된 말투를 하려 하지 않아. “지금 엉덩이가 뜨거워져서 걷기도 힘들어요”라든가, “내가 말을 안 하면 너도 나를 몰라볼까 봐 두려워요” 같은 말도 편하게 쓰게 됐어. 아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 순간의 감정을 그대로 써내려가는 거지.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처음에 느꼈던 막막함은 사실 ‘나를 제대로 알고 싶은 욕망’이었구나 싶어. 그걸 외부에서 찾는 게 아니라,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과정이었어. 그리고 그 과정에서 점점 더 나만의 말투를 찾게 됐고, 이제는 오히려 ‘무엇을 말할지’보다 ‘무엇을 숨길지’가 더 큰 문제일 정도야. 예전엔 말을 하면 실수할까 봐 두려웠는데, 지금은 오히려 말을 하지 않는 게 더 무섭다. 왜냐하면 그 시간만큼이나 중요한 건, 나의 감정이 사라지는 순간이니까.

그리고 최근에 또 하나의 변화가 생겼어. 오픈채팅처럼 가볍게 들어가서 그냥 스쳐가는 게 아니라, 내가 흥미를 느낀 한 커뮤니티의 플 후기 하나를 읽다가, ‘나도 저런 식으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 사람은 아주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고 있었고, 그게 너무 자연스러워서 나는 그 말투를 따라해보려고 했어.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내가 무의식중에 써낸 문장 중 하나가, “오늘은 말을 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래도 여전히 걱정되긴 하지만, 이건 제가 선택한 일이니까.” 이게 끝났을 때, 그 말이 내게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몰랐어. 이거야말로 내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막막함과 두려움의 결말이었잖아.

그리고 요즘은 그 느낌을 더 잘 다룰 수 있게 됐어. 예전엔 이런 감정을 공유하기 위해 무조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그냥 ‘지금 이렇게 느껴진다’는 걸 말하는 게 이미 충분하다는 걸 알게 됐지. 그걸로 충분한 거야.

그리고 요즘 쓰고 있는 앱, ‘SM톡’에서는 그런 말들이 정말 자연스럽게 흘러가. 특히 태그 기능 덕분에, 내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어떤 감정을 품고 있는지 쉽게 표현할 수 있어서 좋았어. 다른 곳처럼 정보가 넘쳐나는 게 아니라, 그냥 ‘같은 감정을 가진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 같은 느낌이라, 편안했지. 오픈채팅보다는 훨씬 매끄럽고, 사람들이 진짜 말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 그게 나에게는 큰 위로였고, 이제는 그 앱 없이도 내 감정을 말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는 걸 느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