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톡, 나 혼자였던 그 순간을 바꾼 쪽지 하나

지금은 거의 3년 전쯤의 일인데, 그때는 내가 다니던 오픈채팅방에서 한 명의 파트너를 만나기로 결심한 시기였어. 그 친구는 닉네임만 보고는 약간 무섭게 느껴졌지만, 말투는 꽤 부드럽고, 거침없이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하더라. 처음엔 그냥 농담처럼 했던 말들이 점점 진지해졌고, 어느 날은 “나는 지금 죽을 듯이 너를 원해”라며 메시지를 보내왔어. 그 순간부터 나는 왠지 모르게 마음이 두근거렸고, 동시에 불안했어. 그 정도까지 말하는 사람이 진짜로 나를 원하는 건지, 아니면 단지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욕망에 휩싸인 건지 판단할 수 없었거든.

그런데 문제는, 그 방 안에서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대화를 하잖아. 누구든 끼어들 수 있고, 대화 내용도 지저분하게 섞여 있어서, 진짜 중요한 말 하나를 놓치기 쉽더라고. 그래서 우리는 결국 개인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쪽지로 옮겼는데, 그마저도 정작 중요한 대화 중에 갑자기 뭔가 끼어들거나, 메시지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었어. 그런 상황에서 나는 ‘이건 좀 이상하다’ 싶었고, 혹시 모를 위험성도 느꼈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이 관계는 어쩌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그리고 그때, 누군가가 ‘요즘은 새롭게 생긴 앱이 있는데, 거기선 오직 커플끼리만 소통할 수 있어’라며 추천해주더라고. 이름은 ‘SM톡’이었어. 처음엔 별 기대 없었지만, 조용히 들어가서 확인해봤더니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어. 먼저, 초대제라서 무작정 끼어들 수 없었고, 등록할 때도 개인정보보다는 성향과 선호를 묻는 질문이 많았어. 뭐랄까, ‘왜 여기 왔는지’를 아는 게 우선이었거든. 그리고 가장 큰 차이점은, 대화창이 순수하게 두 사람 사이에만 열려 있다는 점이었어. 오픈채팅처럼 ‘10명이 동시에 말하고’, ‘내 말이 흩어져 버리는’ 일은 없었고, 내가 말하고 싶은 걸 맘껏 풀어놓을 수 있었어.

그때 나는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말해보았어. 예를 들어, “내가 무조건 네게 굴복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내 몸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그 경계를 함께 정해줄 수 있다면, 나는 그만큼 신뢰할 수 있어.” 같은 말을 마치 숨겨왔던 걸 털어놓듯이 말했지. 그 메시지가 가는 순간, 내 마음이 살짝 편안해졌어. 어쩐지, 내가 말한 것이 ‘조롱당하거나 비웃어질 가능성’이 줄어든 것 같았거든.

그리고 실제로도, 그 사람은 그 말을 받아들였어. “그래, 그렇게 하자. 너의 모든 감정이 날 위한 것이 아니라, 너 자신을 위한 것이 되어야 해.”라는 답장이 왔고, 그걸 읽은 순간, 나는 진짜로 ‘내가 선택한 관계’라는 느낌을 받았어. 그 이후로도 우리는 주로 그 앱에서 대화를 나누었고, 서로의 리듬을 익히는 데 시간을 들일 수 있었어. 물론 스케줄이나 감정 상태가 변할 때마다 조율은 필요했지만, 그 과정 자체가 ‘공동 창조’처럼 느껴졌어.

하지만 아쉬운 점도 분명 있었어. 일단은 사용자 수가 적어서, 매번 만날 상대를 찾는 게 좀 어려웠다는 점이에요. 나같은 경우는 2주 정도 기다려야 그림 같은 상대를 만날 수 있었고, 그마저도 상대가 ‘나랑 맞는다’고 판단해서야 대화를 시작할 수 있었죠. 또, 메시지가 너무 깊어지면 문맥이 자꾸 끊기는 경우가 있었어요. 예를 들어, “이제는 조금 더 강하게 해봐도 될까?”라는 말을 던졌는데, 그 다음엔 아무 반응이 없었고, 다시 보면 이미 대화가 종료된 상태였어요. 아마도 서버 문제거나, 실시간 동기화가 잘 안 된 건지… 그런 경험은 솔직히 좀 화가 났죠.

또 하나는, 앱 자체의 디자인이 다소 냉정하다는 점이에요. 오픈채팅처럼 ‘스티커’, ‘이모티콘’, ‘친밀한 톤의 채팅 바탕’ 같은 게 거의 없어서, 처음에는 오히려 무겁고 진지하게 느껴졌어요. 말이 되지 않게 긴장되는 경우도 있었고, 분위기를 쉽게 풀 수 있는 도구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죠. 그게 오히려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 같은 사람은 약간 아쉬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도 그때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아요. 그 작은 차이가 얼마나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 그 경험을 통해 배웠으니까요. 오픈채팅은 ‘접근성’이 좋은 반면, ‘깊이’는 희생되기 마련이에요. 반면, ‘SM톡’은 그 반대였어요. 접근은 어렵지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정말로 나와 ‘비슷한 리듬’을 타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그게 중요한 거였어.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또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고 싶은지, 그걸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고, 그게 바로 ‘SM톡’이 준 것이었어요. 물론 완벽하진 않았지만, 그 아쉬움조차도 내 경험의 일부로 남아있고, 그만큼 진실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