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손가락이 살짝 떨리면서도 가슴은 덜컥 내려앉는 기분으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그게 바로 내가 이번에 만난 사람과 처음으로 '니고'를 하기로 한 순간이었어. 전에는 다들 오픈채팅에서 그냥 얼굴만 보고 뭐 좀 해보자, 이런 식으로 훌쩍 넘어갔는데, 요즘은 좀 더 조심스럽게 하고 싶더라고. 그래서 찾아낸 게 바로 ‘SM톡’이야.
처음엔 그냥 웹사이트 링크 하나로 들어간 거였는데, 알고 보니 카카오톡처럼 생긴 앱이 아니라 별도로 다운받아야 하는 건데, 이거 진짜 생각보다 쓰기 편했어. 메인화면에 간단한 프로필이 있고, 플레이 타입이나 선호하는 스타일(예: 경미한 벌벌이, 체중감각, 소리 제한 등)을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더라. 나 같은 경우는 ‘지속적인 신체적 통제’와 ‘무언의 상호작용’을 주로 좋아하니까, 그런 걸 체크해놓고 ‘공개 프로필’은 비활성화했어.
그리고 가장 마음에 든 건, 매칭 후 자동으로 ‘플레이 전 협의’라는 채팅방이 생성된다는 점이야. 이름도 ‘니고룸’이라고 되어 있어서 진짜 정식 느낌이 들었어. 원래는 대화를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이게 특별히 달랐던 건… 대화가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거였거든. 예전엔 오픈채팅에서 “뭐 할까?” 하고 물으면 그냥 “할거 없음”이 돌아오거나, 아니면 과도한 자기 주장이 난무해서 질렸던 기억이 있는데, 이건 전혀 달랐어.
나는 일단 이렇게 적었어.
> 안녕하세요, 어제 프로필 보고 연락드렸습니다.
> 혹시 오늘 조금 시간 되실까요? 몇 가지 미리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상대방은 거의 10초 만에 답장이 왔고, 대답도 딱 단정적이지 않고, 너무 무겁지도 않았어.
> 네, 됩니다.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그리고 그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니고가 시작됐어. 내가 먼저 말한 건, “조금 강하게 묶는 걸 좋아해요. 하지만 감각이 너무 흐려지면 불편하니까, 허용 범위를 미리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러자 상대는 고민하다가 이렇게 썼어.
> 저는 일정한 리듬을 좋아해서, 묶는 걸 3~5분 정도 유지한 후 잠깐 풀어주는 걸 선호해요. 그때마다 ‘괜찮으세요?’ 하고 물어보는 게 우선순위에요.
내가 반응한 건, “좋아요, 그 방식이라면 충분히 맞춰드릴 수 있어요. 다만 저는 감각이 약간 둔해지는 걸 견디기 힘들어서, 긴 시간 지속보다는 텐션 조절이 중요해요.”
그러자 상대는 또 이렇게 썼어.
> 알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쓰는 줄은 마로프인데, 가공이 필요할 때는 미리 말씀해주세요.
> 테스트용으로 두 번 정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진짜 놀라웠던 건, 이런 대화가 모두 ‘니고룸’이라는 공간에서 이루어졌다는 거야. 서로가 상대의 응답을 빠르게 받아서, 말이 트리거되는 걸 피할 수 있었고, 동시에 감정이 폭발하거나 잘못된 기대를 갖는 것도 막을 수 있었어. 특히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내가 불편하면 언제든지 멈추라고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을 때, 그 문장이 얼마나 진심인지 느껴졌다는 거야.
이걸 지금까지 아무도 안 해봤다 싶을 정도로, 그냥 ‘그냥 해봐요’ 하다가 끝났던 경험들이 많았는데, 이건 정말 달랐어.
결국 우리는 약속을 세우고, ‘정식 플레이’ 전에 시범적으로 10분 정도만 진행하기로 했고, 그 사이에도 계속 ‘현재 상태 어때요?’ ‘이 정도는 괜찮은가요?’ 같은 질문이 오고갔어. 나는 오히려 이게 더 설레었어. 실제로 상대가 나를 생각해주고 있다는 걸 느끼니까.
그리고 사실 이 모든 게 ‘SM톡’ 덕분이었다는 걸 인정해야 해. 오픈채팅은 모임 자체가 열려 있어서, 어느 순간부터 ‘저희는 이런 거 해요’ 같은 거 나올 수도 있고, 그게 부담이 되기도 했거든. 그런데 이 앱은 채팅 환경 자체가 ‘니고 전용’이니까, 그 부분에서 자유로워졌어. 게다가 프로필에 뭐가 있는지, 어떤 플레이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노말’인지 ‘비노말’인지 구분이 명확하니까, 진짜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쉬웠어.
지금은 집에서 다시 한번 그 대화를 읽어보면서, 마음이 차분해져.
‘내가 원하는 건 그렇게 끊기지 않는 관계의 중심에 서는 거였는데’, 그게 현실이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해.
아, 그리고 한 가지 더.
내가 그날 밤 옷을 입고 있을 때, 창밖으로 흐르는 빛이 담배연기처럼 흩어지는 걸 보며,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건.
“이제부터는 이렇게 따뜻하게, 정직하게, 서로의 ‘여기 있어요’를 확인하면서 해야겠다.”
이렇게 쓰고 보니, 너무 정리된 느낌이 나지만…
진짜는, 그저 ‘네, 괜찮아요’라는 대답 하나에 마음이 열렸던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