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좀 특별한 날이었어. 스팽킹도 했고, 약간의 밸런스 감각을 파괴하는 식으로 스트랩을 써서 끌어올리기도 했고, 그 사이에 몇 번은 뒤로 넘어지면서 어깨를 바닥에 딱 달라붙는 느낌도 있었어. 다 끝난 후엔 정신이 없었거든. 몸은 아프지도 않았지만, 머릿속은 완전히 텅 비어 있었고, 손끝까지 뻐근했어. 그 상태에서 허리를 굽히기조차 힘들 정도였는데, 상대는 내게 따뜻한 물수건을 건네주더라고. “잠깐만 쉬어”라는 말 한마디에 다가와서 얼굴을 살짝 만지며 조용히 말했어.
그 순간, 갑자기 눈물이 났다. 아니, 울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몸이 풀리는 거야. 그런 게 있잖아. 전부 다 끝났다는 걸 알았을 때, 마치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던 게 어느새 가볍게 느껴지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자유로움이 찾아오는 거. 그것이 바로 서브드롭이야. 내가 그저 '오늘은 허락받았다'는 걸 느꼈던 거지.
상대는 그때 아무 말 없이 내 등을 두드리더니, 따뜻한 차를 하나 준비해줬어. 원래는 차 대신 생크림처럼 달달한 요거트를 넣은 화이트커피를 마시는 편인데, 오늘은 오히려 복숭아 티를 곁들여서 나에게 건넸어. “입맛은 괜찮아?” 하고 묻길래, “응, 맛있어”라고 말할 수 있었던 게 신기했어. 내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도, 누군가가 내 입맛까지 신경 써주는 게 현실인 걸 느꼈다는 거.
그리고 사실, 나는 오랜만에 돔드롭을 겪었어. 내가 주도했던 플레이 중에 마지막 단계에서, 뭔가 너무나 정교하게 통제하려는 성향이 있었던 거 같아. 뭐, 분명히 기분 좋았고, 상대도 잘 따라왔지만, 그 이후엔 정신이 거의 없었어. 근데 그런 내가 급작스럽게 ‘내가 이걸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에 침몰했어. 방금까지 내가 강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금세 불안해 보이기 시작했고, 어쩌면 상대가 나를 얼마나 믿고 있었는지조차 생각해보질 못했어.
그러다 결국, 뒤로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상대가 내 팔을 잡으며 “괜찮아, 너는 지금 여기 있어. 더 이상 할 게 없어”라고 말했어. 그 말을 듣고, 정말로 마음이 풀렸어. 마치 미끄러져 내리는 것 같았는데, 그 미끄러짐이 너무도 안정적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더 위로받았어.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점점 애프터케어라는 게 단순한 ‘이렇게 해야 해요’라는 규칙이 아니라, 진짜 인간관계의 중심이 되는 걸 깨달았어. 예전에는 플레이 끝나면 ‘이제 쉬어’하고 끝냈는데, 이제는 그 후의 시간이 훨씬 더 중요한 거야. 목이 타는 게 아니라, 목소리가 메이는 걸 알고 있을 때, 그냥 빨래 건조대에 옷 걸듯이 넣어두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의 상태를 확인하고, 뭘 원하는지 들어보고, 필요하면 따뜻한 커버를 덮어주고, 조용히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배웠어.
사실 최근엔 톡앱 하나를 써보기 시작했는데, smtalking.net이라는 곳이야. 처음엔 오픈채팅에서 사귀던 사람이 추천해주더라고. 거기선 사람들이 공유하는 케어 경험담들이 꽤 구체적이고, 특히 ‘플레이 후 30분 동안 어떤 대화를 나누는 게 좋은지’ 같은 거까지 얘기하더라. 오픈채팅보다는 정보가 좀 더 실용적이고, 사람들이 쓰는 말투도 진솔해서, 내가 겪은 서브드롭이나 돔드롭 같은 게 어떻게 표현되는지 읽으면서 ‘아, 나도 이렇게 말해야겠다’ 싶었어. 지금은 주로 그곳에서 서로의 상태를 체크하고, 케어 방법을 공유하는 식으로 연결되고 있어.